아빠가 육아휴직을 쓴 지 일주일이 지났어.

엄마는 출근하고 아빠는 쑥쑥이를 돌보고. 엄마와 아빠의 일상이 바뀌었어. 쑥쑥이는 요즘 매일 아침 출근하는 엄마를 배웅해 준단다. 태어나서 9개월간 꼭 붙어 있었건만, 쑥쑥이는 엄마의 출근이 그렇게 슬프지 않았나 봐. 너무 아무렇지 않게 잘 지낸단다.

아빠 입장에서는 다행이야. 아빠는 쑥쑥이가 엄마만 찾으며 울면 어떡하나 싶었거든. 쑥쑥이도 아빠와 엄마의 사정을 알았는지, 아빠가 육아휴직을 시작한 날 ‘아빠’를 열심히 부르기 시작했어. 그전에는 엄마밖에 말할 줄 몰랐거든.

아빠가 일주일 동안 느낀 건데, 더 많은 아빠들이 육아휴직을 쓰면 좋겠더라. 엄마가 쑥쑥이를 돌볼 때 아빠가 쑥쑥이를 볼 수 있는 시간은 아침에 정말 잠깐, 저녁에 한두 시간 정도가 전부였어. 주말이 있긴 했지만 밥이나 잠 같은 쑥쑥이를 돌보는 일들은 아무래도 엄마에게 많이 맡기게 됐지.

그래서 육아휴직 기간이 시작되기 전엔 걱정이 많았어. 아빠가 쑥쑥이를 잘 돌볼 수 있을까. 그런데 생각보다 쑥쑥이가 아빠를 좋아해 주더라고? 엄마바라기였던 쑥쑥이는 거의 하루 만에 아빠바라기가 됐어. 아빠도 아직 서툴긴 하지만 쑥쑥이 이유식도 만들고, 낮잠도 재우고, 기저귀도 주문해 보는 등 이것저것 많이 배웠단다.

아빠가 좋아하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라는 영화에서는 이런 대사가 있었어.

아이랑 시간을 많이 보내지 않는 주인공에게 다른 아빠가 한 조언인데, 아빠는 이 대사의 뜻을 잘 몰랐어. 그런데 육아휴직을 쓰고 쑥쑥이를 돌보니까 예전에 들은 이 대사가 생각나더라. 쑥쑥이가 밥을 혼자 집어먹는 모습, 일어서는 걸 배우는 모습, 다른 사람들에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는데, 이걸 엄마나 다른 사람에게 전해 들었다면 그렇게 감동이 크진 않았을 것 같아.

그래서 아빠는 다른 아빠들에게 육아휴직을 적극 권하고 싶어. 특히 오롯이 혼자 아이를 돌보는 육아휴직을. 아이와 긴 시간을 보내며 둘만의 유대도 쌓을 수 있고, 육아가 쉽지 않은 노동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단다. 아빠는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쑥쑥이와 함께하는 이 시간은 잊지 못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