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쑥쑥아.

오늘은 엄마와 아빠가 결혼한 지 3년째 되는 날이야. 엄마와 아빠는 나가서 저녁을 먹기로 했단다. 쑥쑥이는 잠시 할머니와 이모에게 맡겨놓기로 했어. 아무래도 쑥쑥이가 있으면 신경이 쑥쑥이에게 집중되다 보니 맛있는 음식도 후루룩 마시게 되거든.

아이가 있는 부모는 결혼기념일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아빠는 어릴 때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결혼기념일에 별 관심이 없었어. 하필 두 사람의 결혼기념일이 삼일절이라 아빠도 학교를 쉬었었지. 함께 어딘가에서 놀다 온 뒤 할머니가 ‘오늘 엄마 아빠 결혼기념일이야’라고 말해주는 모습이 아빠가 기억하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결혼기념일 이벤트였단다. 할머니는 지금도 알려주는 것 같기도 하고🤔

엄마와 아빠는 할머니와 이모가 가까이 살아 가끔 쑥쑥이를 돌봐달라고 부탁할 수 있어. 그런데 할머니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빠는 일 년에 하루 정도는 엄마와 아빠 단둘이 보내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 외국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일일 베이비시터를 고용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쑥쑥이가 크면 알아서 친구들이랑 잘 놀겠지만 말야.

곧 엄마와 아빠는 나가야 하는데 쑥쑥이는 떼를 부리고 있네. 아빠가 편지를 늦게 써 엄마가 고생이다. 말이 두서없지만 일단 잘 다녀올게. 이모랑 할머니랑 잘 놀고 있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