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관리사 선생님이 도와주는 기간이 끝났어. 이젠 엄마와 아빠 둘이서 온전히 너를 돌봐야 한단다. 아빠는 출산휴가를 썼어. 아빠는 배우자 출산휴가 10일을 쓸 수 있는데 너가 태어날 때 3일을 썼고, 산후조리원/산후관리사 기간이 끝난 지금 남은 7일을 쓰고 있단다.

너는 처음에 하루종일 울었어. 배가 고파서 울고, 속이 안좋아서 울고, 기저귀가 찝찝해서 울었어. 문제는 엄마 아빠가 서툴러서 우유를 먹일 때도 울고, 트림을 시킬 때도 울었단다. 그래도 점차 육아 숙련도(?)가 올라가는 건지 이젠 나름 이것저것 척척 할 수 있게 되었어.

새벽까지 너를 힘들게 했던 배앓이도 점점 나아지고 있는 느낌이야. 예전에는 정말 너무 아팠던 건지 악을 쓰면서 울었다면 요즘은 찡찡거리는 느낌이랄까. 물론 오늘 밤도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는 모르겠구나. 시간이 약이라는데, 얼른 네가 크길 바래야겠지.

이제 엄마와 아빠의 목표는 너에게 밤과 낮을 알려주는 거란다. 낮에는 깨 있고, 밤에는 자는 기본적인 생활 패턴을 만들어주는 건데, 엄마와 아빠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들을 너에겐 모두 알려줘야 한다는 게 신기해. 말하는 법, 걷는 법, 화장실 가는 법... 앞으로도 배울 것 투성이겠다.

아빠는 온전히 너와 함께한 일주일이 너무 행복했어. 함께 있을 땐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이 보였는데, 회사에 가면 그런 모습들을 놓칠까 걱정돼.

아무래도 집에 있다보니 이것저것 볼 시간이 많았어. 아빠가 재미있게 본 콘텐츠를 소개해 볼게.

세컨하우스(KBS2) | 아빠는 시골에 대한 로망이 있어. 어릴 때 할아버지 집에서 감 따고 밤 따고 개울가서 놀고 그런 추억이 있었는데, 너에게도 그런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어. 마침 KBS에서 아빠 취향에 딱 맞는 프로그램을 틀어주더라고. 연예인들이 시골의 빈집을 수리하는 내용인데. 수리 과정부터 이웃 사람들과의 에피소드까지 시골 생활을 대리 체험해볼 수 있어.

하우스 오브 드래곤(WAVVE) | HBO ‘왕좌의 게임’의 프리퀄 시리즈야. 드래곤을 다스리는 타르가르옌 가문의 내전인 ‘용들의 춤’ 이야기를 배경으로 했어. 왕좌의 게임은 아빠가 너무 좋아해서 컴퓨터에 소장해 여러번 봤는데 시즌 마지막이 너무 아쉬웠지. 세계관이 아까운 느낌이었달까. ‘하우스 오브 드래곤’은 그 아쉬움을 없애주는 작품이야. 이거 보려고 웨이브 구독도 시작했어.

유튜브 ‘새덕후’ |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유튜버야. 우리나라 각지의 새들을 보여주는데, ‘새’가 얼마나 다양한지 알 수 있어. 새들을 찍다 보니 자연 풍경도 자연스레 감상하게 되고 아파트 유리창, 길고양이, 생태터널 등 우리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도 소개해 줘서 좋아. 야옹이도 새덕후 유튜브는 꼭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