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딸이 자주 하는 말이야. 어제는 콧물을 닦기 싫다고 아빠를 때렸다가 또 혼났어.

세 살이 되서 그런가? 요즘들어 엄마와 아빠가 널 자주 혼내는 것 같애. 딸이 자기 감정을 표현하거나, 손 씻기나 양치질처럼 일상의 중요한 부분들을 배우는 중이라 그런 것 같애.

아빠는 딸이 화를 내면 그림책 속 친구처럼 ‘방에 들어가 그림을 그리며 마음을 진정시켜라’라고 알려주고 있어. 뭔가 그럴 듯 한데, 어른의 입장에서는 웃음이 나오는 대목이기도 해. 화가 날 때 그림을 그리라니... 하하하.

그런데 이게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도 배워야 하는 부분인 것 같아. 아빠도 딸이 아빠 말을 잘 듣지 않을 때 엄청나게 짜증을 낼 때가 많거든. 아빠도 마음을 진정하고 딸에게 얘기해야 하는데, 감정을 그대로 표현해버리는 거지.

아빠가 딸이 제일 만만해서 그랬나 봐. 다른 사람들에게는 찍 소리도 못하면서 말야. 부모 자식 간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화내도 되는 건 아닌데. (이건 나중에 반대로 역전되겠지?)

이렇게 편지를 쓰면서는 반성하는 척 하지만, 이번 주말엔 또 어떻게 될까? 요즘 독감이 유행이야. 딸도 고생하고 있는데,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옛날엔 과일만 주면 쉽게 달랠 수 있었는데, 아마 점점 더 어려워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