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은 아빠에게 의미가 큰 날이었어. 엄마와 너가 산후조리원에서 돌아와 처음으로 집에서 셋이 함께했거든.

처음엔 걱정이 많았어. 산후조리원에서 돌아온 뒤엔 산후관리사의 도움을 받기로 했는데, 너가 돌아온 금요일엔 관리사 선생님이 올 수 없었거든. 기저귀는 어떻게 갈아야 하는지, 목욕은 어떻게 시켜야 할지 엄마랑 걱정을 많이 했지. 그런데 막상 해보니 어떻게든 다 되더라. 유튜브의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결국은 몸으로 부딪혀보는 게 제일이었어.

그리고 밤 시간. 밤이 되자 육아가 시작됐다는 걸 제대로 실감할 수 있었어. 너는 배가 고플 때, 길게는 두 시간에서 짧게는 한 시간마다 울었어. 엄마와 아빠는 그때마다 침대에서 일어나 우유를 주고 트림을 시키고 침대에 눕혔지. 그대로 허겁지겁 다시 잠들면 얼마 뒤 넌 다시 울고. 둘째날 엄마와 아빠는 하루종일 비몽사몽 상태였단다. 한동안은 밤중에 일어나는 게 일상이 될 거라 생각하면 무섭기도 해.

그래도 엄마와 아빠는 너와 함께라 행복하단다. 사람들의 이야기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같은 영화를 보면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이 더 크다는 말도 있는데. 어깨에 기대어 자는 네 모습을 보면 함께한지 3일 밖에 안됐지만 이미 정이 많이 든 느낌이야. 벌써부터 언젠가 너가 떠나갈 걸 생각하며 슬프기도 하고. 앞으로 더 많은 시간과 추억을 보내자꾸나.

아빠는 이번 월요일부터 출근을 하고, 그동안에는 산후관리사 선생님이 집에 방문해 너와 엄마를 돌봐줄 예정이야. 벌써부터 너가 보고싶어질 것 같아 걱정이란다. 금방 보자!

지난 편지를 보고 몇몇 친구들이 답장을 해줬어. 축하와 기대의 말을 많이 보내줬는데 ‘항상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말라’는 말이 눈에 띄네? 엄마와 아빠는 너가 자는 틈틈이 ‘환승연애 시즌2’를 열심히 봤거든. 조금 더 관심을 가질게💜

우리나라는 엄마와 아빠 같은 근로자의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법으로 보장해 주고 있어. 엄마는 최대 90일, 아빠는 10일까지 유급 휴가를 받을 수 있단다. 여기에 너가 8살이 되기 전까지 최대 1년의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어. 육아휴직 기간엔 임금의 80%, 최대 150만원의 금액을 받고 집에서 너를 돌볼 수 있다고 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은 어떻게 써야 할까? 엄마와 아빠는 최대한 둘이 안 겹치게 쓰기로 결정했어. 아무래도 너가 자라나는 동안 엄마나 아빠, 한 사람이라도 옆에 있는 게 좋을 것 같았거든. 엄마가 내년 여름까지 육아휴직을 쓰면, 아빠는 그때까지 회사를 다니다가 가을부터 너와 함께할 거야.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봤는데, 꼭 나눠서  쓰는 게 정답은 아니더라. 엄마도, 아빠도 모르는 게 많은데 혼자서 육아를 감당하기보다는 둘이 함께 배워가는 것도 좋으니까. 처음엔 무조건 따로 쓰는 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3일간 너와 함께 살아보니 부부가 함께 쓰는 게 좋다는 말도 이해가 됐어. 둘이 돌봐도 힘든데, 혼자 있다고 생각하면 막막할 것 같아.

그래도 이미 엄마와 아빠가 결정한 일이니 서로 배려하며 너를 돌볼게.

둘째 날 오전, 졸리다 졸려  

너에겐 ‘야옹이’란 오빠가 있어. 오빠는 새 동생을 좋아할 줄 알았는데, 아직은 경계심이 훨씬 많은가봐. 울음소리가 들리면 저 멀리 도망가고, 누워있으면 멀리 둘러서 지나가고 그래. 육아를 도와줄 알았는데, 둘이 얼른 친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