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아 안녕.

지난 주말, 엄마와 아빠는 쑥쑥이의 ‘타이니모빌’을 당근🥕으로 팔았어. 집에서 차지하는 공간도 꽤 컸거니와, 쑥쑥이가 크면서 예전만큼 잘 갖고 놀지 않았거든.

거래하기로 한 날 아침, 마지막으로 쑥쑥이에게 타이니모빌을 켜 줬어. 재즈부터 자연음, 클래식, 자장가까지. 다양한 소리가 나오는데 오랜만이라 그런지 잠깐은 관심을 가지더라. 얼마 지나지 않아 싫증 내긴 했지만.  

그런데 이 모빌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아빠는 기분이 참 쓸쓸했어. 타이니모빌은 쑥쑥이의 신생아 시절을 책임져 준 장난감이었거든. 놀 때도, 재울 때도, 쑥쑥이가 울 때도 쑥쑥이 옆에는 타이니모빌이 있었어. 엄마와 아빠에겐 가장 듬직한 장난감이었지.

이런 타이니모빌을 판다고 하니 아빠는 쑥쑥이의 한 시기도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었어. 사실 이미 지나갔지. 모빌은 쑥쑥이가 누워있을 때 갖고 놀던 장난감이고, 지금의 쑥쑥이는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다 기어갈 수 있으니까.

아빠가 기분이 쓸쓸한 건 육아휴직을 앞두고 있어서도 있을 거야. 일부러 이렇게 쓴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엄마는 쑥쑥이의 아기 시절을 돌보고, 아빠는 확 큰 쑥쑥이와 시간을 보내게 됐어. 뭔가 변화가 많이 생긴 시기랄까? 엄마와 있을 때 쑥쑥이는 우유가 주 식사였다면 아빠와는 아침, 점심, 저녁을 한 식탁에서 같이 먹어야 하고, 엄마와 있을 땐 ‘먹고놀고자고’를 반복했다면 아빠와는 ‘낮잠’의 느낌으로 잠깐 잘 것 같거든.

앞으로 7개월, 아빠는 쑥쑥이와 새로운 걸 많이 배울 거야. 일어나 걷는 것도 배울 거고, 여러가지 말도 배울 거고, 쑥쑥이와 생일을 보내는 법도 배우겠네. 아빠는 이런 생각들을 하면 설레면서 한편으론 지나간 시간이 그립기도 해. 사람이 어릴 땐 미래를 꿈꾸고, 나이가 들면 과거를 그리워한다는데, 아빠는 벌써 이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