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아 안녕. 어느새 너가 태어난 지 250일이 지났네. 시간 참 빠르다.

쑥쑥이가 태어나고 어느덧 8개월이 넘게 흘렀어. 엄마의 출산휴가·육아휴직도 어느덧 끝나가고 있어.

쑥쑥이가 태어나기 전 엄마와 아빠는 어떻게 쑥쑥이를 돌봐야 할까 이야기한 적이 있었어. 엄마는 쑥쑥이가 태어나고 8개월까지, 아빠는 그 이후 7개월 동안 쑥쑥이를 돌보기로 했지. 그 뒤에는 어린이집에 보낼 생각인데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어.

육아휴직. 아빠는 예전엔 막연하게 육아휴직을 방학 같은 거라 생각했어.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 길게 쉴 수 있는 시간이 정말 없거든. 그래서 아빠는 올해 초부터 육아휴직에 들어가는 8월을 내심 기다리고 있었지.

그런데 막상 휴직이 코앞에 다가오니까 걱정이 많아졌어. 아빠는 육아휴직 때 운동도 하고, 취미 생활도 하고, 쑥쑥이랑 둘이 여행도 떠나는 그런 일상을 기대했었어. 쑥쑥이가 9개월이 되면 어느 정도 클 줄 알았거든.

그런데 쑥쑥이는 아직 애기인 것 같애. 육아 책에서는 ‘9개월부터는 밥을 스스로 먹게 하라’는데, 지금 쑥쑥이를 보면 가능할까 싶어. 거기다 예전엔 누워서 가만히 있었다면 지금은 여기저기 기어다녀 쑥쑥이한테 시선을 고정하고 있어야 해. 아기들은 신기하게 전기 코드처럼 만지면 안 되는 걸 꼭 만지려고 하더라.

아빠는 요즘 피아노 치는 데 재미가 들었어. 쑥쑥이 할머니네엔 피아노가 있거든. 아빠는 육아휴직에 들어가면 쑥쑥이는 할머니에게 맡겨두고 피아노를 연습할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이 이야기를 하고 엄마한테 혼났어. 쑥쑥이를 제일 먼저 돌보는 건 할머니가 아니라 아빠라는 거지. 맞는 말이었어.

가끔 아빠가 쑥쑥이를 보고 있으면 정~~~말 시간이 많이 간 것 같은데 시계를 보면 30분밖에 지나지 않아서 놀랄 때가 있어. 육아휴직에 들어가면 쑥쑥이의 24시간을 돌보는 일은 오롯이 아빠가 해야 할텐데, 새벽에 깨도 아빠가 돌봐야 할 것 같고... 걱정이다 걱정. 그래도 회사에 출근해 일하는 것보단 쑥쑥이랑 있는 게 더 재밌겠지?😅